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던데

크랭크인 | 위험한 상견례 2

2015-05-07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2011년 전라도와 경상도의 풀리지 않는 지역감정을 상큼발랄하게 풀어내며 관객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던 ‘위험한 상견례’가 한층 더 강력해진 웃음폭탄을 안고 4년만에 돌아왔다. 경찰가문의 막내딸과 도둑집안의 외동아들, 두 사람의 결혼을 막기 위한 두집안의 대대적인 결혼 결사반대 프로젝트를 그린 영화 ‘위험한 상견례 2’다.

은퇴를 앞둔 강력반 형사 아빠, 과학수사팀 리더인 큰 언니, 경찰대학 교수 형부, 강력반 형사 둘째 언니 등 온가족이 경찰공무원인 집안에 막내 영희. 전직 국가대표 펜싱선수 출신으로 강남경찰서 ‘마약 3팀’ 팀장을 맡고 있는 그녀는 7년째 경찰고시생인 남자친구를 뒷바라지하고 있다. 문화재 전문털이범 아빠와 각종 문서 위조 전문가 엄마를 둔 철수는 온가족이 지명수배자인 도둑집안의 외아들로 7년째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 사이인 영희와 철수는 두집안의 방해 공작에도 굳건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공무원 시험 전날 영희는 철수를 응원하지만 경찰공무원이 자랑인 영희의 가족은 도둑의 자식이 경찰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엄청난 방해 공작을 꾸민다. 또한 도둑 집안인 철수의 부모도 하나뿐인 아들이 경찰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해 공작을 시작하는데… 뼈대부터 180도 다른 두 집안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되고 영희와 철수의 앞날에는 먹구름이 가득하기만 하다.

1편에서 유쾌함을 담아내며 실력을 인정받았던 김진영 감독이 이번에는 경찰가족과 도둑집안의 만남이라는 더욱 위험하고 아찔한 소재를 선택해 유쾌한 코미디로 풀어냈다. 최고의 코믹 호흡을 보여준 이시영과 송새벽을 잇는 배우는 충로의 신예 진세연과 홍종현이다. 단아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미소로 눈도장을 찍은 진세연은 전직 펜싱선수이자 마약 3팀장 ‘영희’로 변신했고 훤칠한 외모와 완벽한 비율의 몸매까지 갖춘 홍종현은 찌질이 경찰고시생 ‘철수’역을 맡아 반전매력을 뽐낸다.

진세연은 2달이 넘는 기간 동안 하루 6시간 이상 펜싱 코치에게 강습을 받으며 영화속 캐릭터로 변신하기 위해 노력했다. 코믹연기에 첫 도전장을 내민 홍종현은 허름한 트레이닝복에 다크서클은 필수인 경찰공무원 고시생으로 변신해 만취연기, 능청연기, 4차원 연기 등 다양한 코믹연기를 선보인다. 전편보다 한층 배가된 웃음은 물론, 다양한 볼거리까지 자랑하고 있는 이번 작품에는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바로 영화 속 모든 장면들이 영하 10도 이상의 추운 겨울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유난히 한파가 길었던 지난해 겨울, 출연진을 포함한 모든 스태프는 경찰공무원 시험 시즌인 봄과 여름의 계절감을 영화 속에 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배우들은 추운 겨울에도 항상 반팔이나 얇은 봄 의상을 입어야 했다. 또한 촬영이 들어가기 5분 전부터는 입김을 숨기기 위해 입안 가득 얼음을 물고 있어야만 했다. 연출진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연이은 폭설 때문에 야외 촬영이 있는 날이면 무려 3시간 전부터 모든 연출진이 삽을 들고 제설작업에 나섰다. 우울한 날,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다면 유쾌한 웃음과 깨알 같은 언어의 유희를 전해주는 ‘위험한 상견례 2’를 추천한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기자 guhson@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