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2시 10분 손가락으로 택시를 콜했다”

6개 택시앱 장단점 비교

2015-05-07     김은경 기자

택시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이 커지고 있다. 무려 6개 택시업 업체가 차별화된 서비스로 무장한 채 한판승부를 벼르고 있다. 어떤 택시앱이 가장 빠르고 느릴까. 안전하고 서비스가 탁월한 택시앱은 무엇일까. 4월 28일 낮 12시 10분. 더스쿠프 기자들이 6가지 택시앱을 터치했다.

가장 빨리 응답이 온 건 ‘카카오택시’였다. 로딩시간 1초도 안 돼 ‘탑승차 검색중’이라는 답신이 도착했다. 그로부터 1분여가 흘렀을까. 차가 배정됐다. 4분가량 대기했더니 택시가 왔다. 당연히 출발도 빨랐다. 신속함은 카카오택시의 최대 장점 중 하나다. 택시앱 중 가장 많은 기사수(4만명) 덕분일지 모른다.  택시 애플리케이션(앱)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는 ‘빠른 배차’다. 갈길 바쁜 고객 입장에서 오래 기다리는 건 참기 힘든 일이다. 손만 들면 다른 택시를 잡을 수 있는 경우엔 더욱 그렇다. ‘콜한 택시’를 포기하고 다른 택시를 잡는 게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는 일이라서다.

그렇다고 기사수와 빠른 배차가 ‘정비례 관계’인 건 아니다. 카카오택시만큼 회신과 배차가 빨랐던 리모택시는 기사수가 1만9000여명으로 많지 않다. 리모택시의 신속함은 택시기사 교육과 앱 기능을 차별화한데서 비롯됐다. 리모택시의 한 관계자는 “철저한 서비스 교육제도를 통해 등록기사의 승차거부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앱 화면에 뜬 지도를 돌아다니는 빈차량을 고객이 직접 선택해 부를 수 있다는 점도 신속한 차량배치·운행에 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택시를 타는 데까지의 대기시간이 가장 길었던 앱은 SK플래닛의 ‘T맵택시’다. 서울 목동을 출발해 여의도에 도착하는 데 무려 1시간 18분이 걸렸다. 호출 10번 만에 간신히 승차했는데, 10번 중 3번가량은 기사의 앱 조작 미숙이 원인이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앱 론칭 직전 기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음에도 초기 단계여서 그런지 혼란이 있었던 것 같다”며 “기사 한명이 여러 개의 앱을 다운로드한 탓에 작동법을 혼동하면서 혼선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쓰리라인테크놀로지스’가 3월 31일 론칭한 ‘백기사’는 승차실패 횟수가 33회로 가장 많았다. 기사수가 적은 편이어서 배차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듯했다. 하지만 백기사는 조급해하지 않는다. 기사수를 갑자기 늘릴 계획도 없다. 랩 론칭 초기엔 ‘양보단 질’로 승부하겠다는 계산에서다. 실제로 백기사 가입기사들에겐 ‘6성급 호텔’ 수준의 서비스 교육을 실시한다. 하지만 성질 급한 한국인에게 ‘양보다 질 전략’이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다. 쓰리라인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향해 회원수 증가보다 서비스 질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거리와 택시요금은 카카오택시가 가장 많이 나왔다. 목동~여의도 거리는 약 6.4㎞, 택시요금은 대략 6800원(오후 12시 기준)이 나온다. 그런데 카카오택시의 주행거리는 7.48㎞, 요금은 8000원이 나왔다. 택시비가 가장 저렴했던 앱은 이지택시로 6600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콜비’를 감안하면 한국스마트카드가 운영중인 ‘티머니택시’가 더 저렴했다. 티머니택시는 택시앱 중 유일하게 콜비 1000원을 받고 있는데, 이 비용을 빼면 택시서비스 비용은 5800원에 머물렀다.

티머니택시만 콜비를 받는 이유는 뭘까. 회사 관계자는 “가격보다는 서비스의 질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면서 말을 이었다. “택시앱은 현재 초기단계다. 그래서 택시앱 업체들이 지금은 콜비를 무료화하고 있다. 홍보와 기사회원수를 늘리는 게 목적인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안정되면 콜비를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어차피 받을 콜비 미루지 말자’고 생각했다. 대신 기사 교육이나 앱 최적화에 집중해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택시앱이 콜비를 받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음카카오나 SK플래닛은 ‘콜비 도입’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택시앱을 ‘플랫폼 사업’의 일환으로 활용할 계획이라서다. 다른 택시앱 역시 의견이 다르지 않았다. 

택시앱이 다양한 만큼 서비스도 천차만별이었다. 카카오택시는 택시를 타고 카카오톡을 통해 지인이나 가족에게 자신이 탄 차량번호, 차종, 예상시각을 메시지로 보낼 수 있고 단체 채팅도 가능했다. T맵은 고객의 위치를 더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장착했다.  또한 택시가 잘 오지 않는 곳에 있는 고객을 위해 ‘웃돈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차량의 이동속도를 고객이 체크해 택시를 선택하는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리모택시는 모바일 화면에 뜬 지도를 통해 주변에 있는 가장 가까운 택시를 부를 수 있다. 이지택시는 외국에서도 택시를 부를 수 있다. 티머니택시는 택시결제서비스 사업경험을 극대화해 콜택시와 연동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백기사는 ‘짐 많아요’ ‘임산부를 배려해 주세요’ ‘조용히 가 주세요’ 등 사전메시지 기능을 넣어 ‘친절한 앱’이라는 명성을 쌓고 있다. 이들 중 누가 택시앱 시장을 거머쥘 것인가. 택시앱이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