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 잘 하고 싶다면…
이병진의 생각하는 골프
미국이든 한국이든 골퍼들이 퍼트 연습을 안 하는 것은 공통사항인 것 같다. 주말골퍼들은 라운드 전에 인도어에서 수백개씩의 공을 때리곤 한다. 퍼트연습은 골프장에 일찍 도착해 연습그린에서 하는 게 전부다. 반대로 프로들은 대회 전 수백, 수천번씩 퍼트연습을 한다. ‘퍼트를 잘할 수 있는 비결은’이란 질문 자체가 어리석은 게다.
문제를 하나 낸다. 봄철(시즌 초) 주말골퍼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미스 샷은 뭘까. 정답은 어프로치와 퍼트다. 지난해 심각한 부상의 연속으로 적어도 5개월 이상 골프채를 잡지 못했던 ‘황제’ 타이거 우즈가 지난 1월 말 피닉스 TPC 스코츠데일(파 71)에서 벌어진 피닉스 오픈 2라운드에서 11오버 파 82를 기록했다. 특히 15번 홀(파 5)에서 우리에게는 낯익은 플레이를 펼쳤다. 그린 앞에서 이른바 ‘철퍼덕’(뒤땅)이다. 우즈는 여기서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다. 당시 우즈가 얼마나 화가 났으면 보도자료를 통해 “내 플레이는 도저히 못 볼 지경이었다. 다시 생각해봐야겠다”며 일시적인 은퇴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아마도 주말골퍼나 비즈니스 라운드에서 요즘 자신은 물론 동반자들의 뒤땅 퍼레이드는 매우 자주 경험하거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주말골퍼에게 매년 반복되는 시즌 초의 특징이자 비애다. 시즌 초 퍼트를 포함한 어프로치 샷 미스는 우즈처럼 장기간 실전을 쉬어 잔디가 낯설게 느껴지거나 연습 부족에 있다. 20m 미만의 어프로치 샷을 만났을 때 깜빡하는 것은 어드레스 때와 타격 순간의 위치가 다르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는 데에 있다.
어드레스는 보통 클럽 소울을 공 바로 옆 바닥에 댄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내려치는 데에서 뒤땅이 발생한다. 그건 벙커 샷, 즉 공을 안 건드리거나 밑부분만 간신히 통과해 공 밑부분의 모래를 폭발시킬 때에 적용되는 샷이다. 굳이 덧붙이자면, 56도 웨지는 공을 56도로 깎여 맞춰야 하는데, 뒤땅이 되는 것은 벙커 샷처럼 거의 180도로 맞아 그 자리에서 뜨는 것이며, 토핑은 대는(맞는) 순간 손목 등을 꺾어(왜글) 공 중간을 180도로 때리기 때문이다.
어드레스 때 클럽을 땅에 대는 것은 클럽 무게감을 제로 수준으로 느낀다는 점에서 매우 안정적이다. 그러나 타격 순간의 타점은 공 중간으로 1㎝ 정도 차이가 나야 한다는 점을 깜빡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드라이버처럼 땅 위에서 어드레스를 하면 무게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확히 맞히기가 힘들다. 드라이버 정확성이 아이언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럽(lob)이나 풀럽(flop) 샷처럼 고난도 기술이 아니 바에야 손목을 꺾는(코킹)게 전혀 없이 손목 팔 어깨가 한꺼번에 움직여주는 게 정직한 샷 플레이다.
퍼트는 때리고(hit) 밀고(push) 굴리는(roll) 3가지 형태가 있다. 사실 때리는 퍼트는 방향성이 보장되지만, 폴로스루가 없어 정확성과 거리는 꽝이다. 미는 퍼트는 잔디 한 올에도 버티지 못하고 공이 잔디 결에 따라 이리저리 방향을 틀어버리게 된다. 그린 적응이 되지 않는 요즘 같은 시기에 3m짜리 퍼트를 꼭 넣으려고 혈압을 한껏 올리는 골퍼들도 종종 본다. PGA 투어에서도 3m 짜리 퍼트가 한 번에 들어갈 확률은 50%가 안 된다. 1m조차도 93% 정도다. 5m가 되면 20% 초반으로 떨어진다. 바꿔 말하면 주말골퍼들이 3m 퍼트를 성공하는 것은 행운이다. 따라서 3m 이상 되는 퍼트는 “2퍼트 이내로 끝내겠다”는 자세가 현명하다.
사실 아마추어나 주말골퍼가 프로수준에 접근할 수 있는 플레이는 퍼트다. 그런데 왜 프로보다 못하냐면 프로만큼 연습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레슨프로 필 리츤 할아버지가 내한한 적이 있다. “어떡하면 퍼트를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더니 “연습하면 된다”고 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골퍼들이 퍼트 연습을 안 하는 것은 공통사항인 것 같다. 필자 역시 라운드 전에 인도어에서 수백개씩의 공을 때리곤 한다. 퍼트연습은 골프장에 일찍 도착해 연습그린에서 하는 게 전부다. 반대로 프로들은 대회 전 수백, 수천번씩 퍼트연습을 한다. ‘퍼트를 잘할 수 있는 비결은’이란 질문 자체가 어리석은 게다.
이병진 더스쿠프 고문 bjlee2841200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