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장기공백 속 조촐한 정기인사

"판결 이후 추가 임원 인사 없다"

2015-04-20     김다린 기자

이재현 CJ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CJ그룹이 4월 16일 ‘조촐한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CJ그룹은 통상 연말연초에 20〜30명의 임원 승진을 포함한 90여명 규모의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올해는 13명의 신임 임원(상무대우)만 승진시켰다.

업계는 이 회장의 재판이 끝난 이후에 임원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월이 지났음에도 인사가 진행되지 않자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인사는 심사숙고해 오는 2월 말에 할 것”이라며 “늦어진 감이 있으나 원래 3월이 주주총회라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3월 중에도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지 않자 정기인사를 건너뛰고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판결이 4월에도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CJ는 더 이상 임원 인사를 미루긴 힘들다고 판단해 최소한의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분위기 쇄신 차원도 있다. 그룹 전체의 분위기가 이 회장의 장기 부재 속에서 침체돼 있어서다. 그동안 비상 경영을 통해 내부 조직의 피로도가 높은 상황. 신규 임원 인사를 통해 이 분위기를 바꾸려는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더 이상 임원 인사를 늦추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임원 대상자들의 거취에 대해서도 불투명성이 높아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면서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추가적인 임원 인사는 없다”고 말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