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율보다 무서운 ‘사망률’

항공기 사고통계 다시보기

2015-03-30     이호 기자

대형 인명피해를 부르는 항공 관련 사고가 지난해 말에 이어 또다시 발생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출발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독일 저먼윙스 소속 여객기 4U9525편이 3월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알프스 지역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 144명과 승무원 4명, 조종사 2명 등 모두 150명이 타고 있었다. 이에 앞서 우리나라도 3월 13일 응급환자를 태우러 가던 해경 헬리콥터가 가거도 앞바다에서 추락해 정비사가 숨지고 조종사 등 3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항공기 사고는 한번 나면 대형참사라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항공기 사고는 자주 발생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 사고는 그리 많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3년에 발표한 세계 교통사고 사망자는 124만명에 이른다. 이 중 항공사고 사망자는 0.1%에 불과하다. 세계 항공사고 통계를 기록한 웹사이트인 ‘플레인크래시인포(planecrashinfo)’의 자료를 봐도, 비행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470만분의 1에 불과하다. 이는 자동차 사고 확률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렇더라도 요즘 항공 관련 사고는 끔찍할 정도로 빈번하다. 일반적인 통계로는 ‘안전성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조종사의 의도적 추락에 테러 등 사고 리스크가 커졌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낮은 사고율보다 무서운 건 어쩌면 ‘사망률’일지 모른다. 그 통계를 따져봐야 할 때가 됐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