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붐 불지만 질적성장 없다

벤처 지원정책 효율성 논란

2015-03-23     강서구 기자

정부가 벤처활성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하면서 ‘제2의 벤처붐’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그러나 스타트업 중복지원 등의 문제점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1998년 2041개에 불과했던 벤처기업은 2010년 2만4645개를 돌파했고 올 1월엔 3만21개로 늘어났다. 이는 각 부처가 벤처 지원정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낸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벤처업계는 이런 결과에 의문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부의 지원책이 아이템의 사업화, 일자리 창출 등 질적 성장을 꾀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아이템의 사업성을 제대로 심사하지 않는 등 생색내기 지원도 판을 치고 있다.  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대상자를 선발할 때 업체별 사업성을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고 있다”며 “행정절차상 개발성과와 진척상황 등을 보고받긴 하지만 맞춤형 멘토링을 제공해 사업성을 끌어 올리는 체계적인 육성 의지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관계자도 “정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업체가 많은데 잘 나가는 업체만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열심히 준비를 해도 지원을 받지 못해 억울한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부처 칸막이’ 때문에 업체의 지원이력 등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각 부처, 지자체 담당자들이 어떤 기업을 대상으로 얼마나 지원했는지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올해까지 구축할 예정”이라며 “특정기업이 과도한 지원을 받는 것을 예방하고, 흩어져 있는 중소기업 지원정보도 한곳에서 볼 수 있어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