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금융위기 뇌관 건드리다

추락하는 국제유가

2015-01-12     이호 기자

국제유가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전 산업의 생산비가 하락하는 등 국내 경제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러시아를 비롯한 산유국은 정부 재정수입 감소로 인한 인프라 투자 등에 제약을 받아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선제적 대응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KDI 등 국내 국책연구기관 5곳이 공동으로 7일 발표한 ‘유가하락 영향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기준으로 봤을 때 10% 하락하는 경우 제조업은 1.04%, 서비스업은 0.28%의 생산비용 감소가 예상된다. 전 산업에서의 생산비용은 0.67%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일본과 중국은 0.34%, 0.36%씩 축소되는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 유가하락으로 석유화학산업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원료수입가격 하락으로 생산비용 감소 효과가 존재하지만 판매가격도 낮아져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얘기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가장 타격을 받는 나라는 러시아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일 경우, 소비부진 및 투자감소 심화로 성장률이 4.6%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러시아는 원유ㆍ석유제품 수출이 총수출의 49%, 재정수입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이라크, 알제리, 이란, 리비아 등의 중동 산유국도 재정수지와 경상수지, 무역수지 등이 악화되면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이다. 베네수엘라 역시 석유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유가하락에 따른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