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버스, ‘혁신’ 싣고 달려라

김필수의 Clean Car Talk

2015-01-02     김필수 대림대 교수

2층 저상버스의 도입은 분명히 장단점이 존재한다. 때문에 얼마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2층 저상버스는 한국형 버스 문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다. 동시에 국내 버스 메이커의 관심을 유발해 국내 버스 산업의 선진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수도권을 잇는 광역버스 입석이 안전상의 이유로 금지되면서 출퇴근 전쟁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경기도가 ‘2층 저상버스’ 도입에 나섰다. 최근 경기도는 수원ㆍ남양주ㆍ김포 등 3개 도시와 서울을 잇는 2층 버스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약 3주간의 시범운행을 거쳐 내년 초 교통수단으로 채택될지 판가름 난다. 현재 경기도는 시범운행을 통해 장단점과 국내 도로 특성에 맞는 2층 저상버스 도입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경기도가 도입하고자 하는 모델은 영국 알렉산더 데니스(ADL)사가 제작한 버스다. 데니스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2층 버스를 생산ㆍ공급한 세계적인 회사다. 2층 저상버스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인원이 안락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광역버스(41인승)보다 38명을 더 태울 수 있다. 교통약자를 위한 낮은 차체도 특징이다. 수명도 길다. 현재 국내 도로를 달리고 있는 버스는 법적으로 최대 11년 운행이 가능하다. 2층 저상버스는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듀랄루민(Duralumin) 차체로 만들어져 수명이 훨씬 길다. 해외와 비교하면 15년으로 사용기간을 늘려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장점 때문에 영국ㆍ미국ㆍ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용도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십대의 2층 버스가 관광용ㆍ통학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43인승이다. 앞으로 2층 저상버스가 새로운 대체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존 버스와 함께 운용되며 각자의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2층 저상버스가 안고 있는 문제도 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차량 자체는 우수하지만 한국의 도로 여건이나 교통문화 특성에 맞는지 검토해야 한다. 높이가 4m라서 일부 낮은 고가도로를 지나갈 때나 낮은 가로수가 있는 지역에서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2층 저상버스 등 현대화된 교통수단이 달릴 수 있는 높이로 올려야 한다. 관련법의 재정비가 요구되는 이유다. 2층이기 때문에 승하차시 시간이 더 걸리는 것도 문제다. 대당 가격이 7억원이라는 부담도 있다.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고장이 난 후 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교통약자 위한 낮은 차체가 특징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능히 해결할 것으로 확신한다. 현재 2층 저상버스 1대를 구입하면 1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2층 저상버스의 경우 기존 버스에 비해 2배가량의 승객 탑승이 가능한 만큼 보조금 확대나 부가세 면제 등의 지원이 가능해 보인다. 또한 가격이 부담되지만 반대로 운전사가 줄기 때문에 인건비가 감소한다. 정비 측면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는데, 현재 국내 정비 기술력과 부품공급 상황을 보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과거 굴절버스의 전례를 밟지 않을 것으로 자신한다.
 
2층 저상버스의 도입은 분명히 장단점이 존재한다. 때문에 얼마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2층 저상버스는 한국형 버스 문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그동안 국내 버스 운행상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국내 버스 메이커의 관심을 유발해 국내 버스산업의 선진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 autocultur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