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 버려야 호갱 안된다

[독자편지]

2014-12-30     최범규 인턴기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수입차에 붙는 8%의 관세가 올해 7월부터 사라졌다. 수입차의 가격을 8% 더 낮출 수 있게 된 셈이다. 예를 들어 5000만원짜리 차량이라면 400만원이 싼 4600만원에 팔 수 있단 얘기다.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니까 수입차 업체는 당연히 가격을 내릴 것 같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더스쿠프에 따르면 BMW 디젤 520d는 2010년 6240만원에 출시됐지만, 8%의 관세가 철폐된 후인 2014년 12월 현재 6390만원이다. 물가상승을 고려한다고 해도 관세 폐지의 효과는 없었고, 결국 8% 관세는 고스란히 수입차 판매업자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간 거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가격이 싸든 비싸든 우리나라에서 수입차는 잘 팔리기 때문이다. 수입차가 현대ㆍ기아차보다 좋다는 인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겉모습만 보고 사람의 지위를 평가하는 사회, 명품 브랜드를 지녀야 대접받는 사회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수입차 업체만 탓할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동 이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