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씨는 정말 인간 이하”
[On point interview] 김옥주 전국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저축은행 비리를 저지른 그들은 정말 모른다. 국민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를. 권력의 정점 위에 있었던 대통령의 형님은 멱살을 잡히고 나서도 여전히 모른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얼마나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지를.피눈물이 전화기를 타고 흘러나왔다. 전국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 김옥주 위원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이상득이(씨)는 정말 인간 이하”라고 말했다.
그는 10일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온 이 전 의원의 넥타이를 잡아챈 ‘형님 멱살사건’의 주인공이다.당시 김 위원장과 저축은행 피해자 20여 명은 법원 앞에서 “이상득을 구속하라”며 시위 중이었다. 이 전 의원이 나타나자 청사로 들어와 “내 돈 내놓으라”고 소리치며 날계란 2개를 던졌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에게 봉변을 당한 이 전 의원은 법원 엘리베이터 안에서 “법원이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통제 못하나”라고 변호인에게 불쾌함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상득씨는 아직도 상왕인 줄 알고 행동한다”며 분노했다. 그는 “구속까지 됐음에도 법정·검찰에서 돈 받은 사실을 끝까지 부인하고 있다”며 “이씨 일가는 자기들이 사람 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반성하지 않고 그런 거만한 언어를 사용한다”고 말했다.김 위원장은 경찰이 과잉 충성을 하고 있다며, 60대 할머니가 중상을 입은 이야기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시위를 마치고 법원 앞 횡단보도로 가는데 경찰이 계란을 던지지도 않은 할아버지를 강제연행하려고 했다”며 “같이 있던 할머니 두 분이 항의를 하다가 경찰에 밀려 넘어졌다”고 밝혔다.김 위원장에 따르면 넘어진 할머니 한 명은 수술까지 받아야 할 처지다. 김 위원장은 “힘없는 서민은 조그만 일로도 연행을 하면서 정작 정부는 잘못된 것이 있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한마디로 기가 차는 현실이고 대한민국에는 서민이 없다”고 말했다.
(※ 경찰은 김 위원장이 “당시 현장에 있던 할머니가 경찰에 밀려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현장사진과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할머니가 넘어진 주변에는 경찰관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13일 밤 서초경찰서 형사계에 전화를 했지만 “확인해줄 담당자가 없고 지금 바쁘니 전화를 끊겠다”고 했다. 재차 누구한테 확인하면 되냐고 묻자 “전화를 끊겠다”며 일방적으로 수화기를 내려놨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당시 많은 사람이 현장을 지켜봤고, 경찰이 누구인지 얼굴까지 기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잉진압 경찰에 할머니 중상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지난 5월 31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냈다. 그들이 바라는 건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청구를 낸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800여 명이다. 추가로 피해자들을 모아 2차 청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에 따르면 피해자들의 평균 연령은 63세다. 은행을 믿고 평생 모은 재산을 맡겼지만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이 넘는 돈은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이들이 돌려받지 못하는 평균 피해액은 1인당 540만원이다. 이 할아버지·할머니들이 한 달 꼬박 일해 버는 돈은 115만원 정도다.억대의 돈을 받은 정권 실세와 공무원들이 부실 저축은행의 뒤를 봐줬다는 소리가 이들에게 들려 왔다.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매일 시위를 벌이는 이유다.김 위원장은 “19개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죽어가고 있는데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는 말을 안 한다”며 “저축은행 비리는 정관계 로비 때문에 커진 사건이고 관련된 사람들은 중형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민 기자 icarus @ itvfm.co.kr | @ 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