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은 이제 中企의 포트폴리오다
유명훈의 Watch Dog
2014-12-10 유명훈 코리아CSR컨설팅그룹 대표
대기업이 사회공헌활동에 열을 올린다고 해서 중소기업도 똑같이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할 필요는 없다. 대신 고객이나 임직원이 요구하는 이슈에 집중해 조직운영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의 바람직한 CSR 추진 방법이다.
국내에서 CSR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흘렀나. 다국적 대기업과 공기업이 주도하던 CSR 시대를 지나 국제표준이 강화되고 국내에서도 관련 법규가 보완되고 있다. 중소기업 역시 서서히 CSR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은 부족하다. 2013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은 약 90%가 CSR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은 10%도 못 미쳤다. 여전히 중소기업이 CSR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원인을 꼽자면 선입견을 들 수 있다. 중소기업은 CSR을 떠올릴 때 대기업이 추진하는 사회공헌활동이나 환경 설비 구축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등과 같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중소기업 CEO를 만나 보면 “CSR에 관심은 있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가 많다. CSR이 돈 버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인식도 강하다.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누군가가 요구하거나 법으로 강제하지 않는 이상 먼저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최근 CSR을 도입한 CCTV용 보안 카메라 개발업체 K사를 예로 들어보자. K사는 직원 24명이 근무하는 중소기업이다. 2013년 CSR을 본격 도입했다. 이후 기업 활동 모든 영역에 CSR을 적용ㆍ활용하고 있다. 물론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발간한다. 성과는 어땠을까. K사 대표의 말이다. “몇 년 전부터 해외 진출을 준비했다. 사업이 진행됐고, 해외 고객사에서 CSR을 요구했다. 마침 CSR을 시작했고, 발간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보내줬다. 계약에 많은 도움이 됐다.” 서울시가 올 7월 공공입찰에 CSR 평가를 반영하겠다고 밝힌 것도 K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다른 기업은 이제 부랴부랴 준비하는 데 K사는 이미 1년을 했고, 그만큼 노하우가 쌓였기 때문이다.
특히 K사는 대기업의 CSR 형태를 따라가지 않고, 자신의 사업에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CSR 분야에 집중했다. 우선 내부 프로세스 강화를 위해 윤리경영ㆍ법규준수ㆍ제품 책임강화ㆍ임직원 만족에 힘썼다. 동시에 고객이 요구하는 이슈에 역량을 집중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CSR 추진체계를 구축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또한 30페이지 내외로 알차지만 군더더기 없게 제작했다. K사는 이 모든 활동을 1000만원도 안 되는 금액으로 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동종 업계에서 차별화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조직원의 자부심과 업무 체계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을 받았다. 이 정도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할 만한 가치가 있는 활동이라는 확신이 든다.
대기업의 CSR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연계된 다양한 이슈에 대응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인 시각으로 추진하고, 이해관계자 신뢰 획득과 리스크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CSR은 보다 단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조직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해관계자 이슈를 선택하고 집중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대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에 열을 올린다고 해서 중소기업도 똑같이 사회공헌 활동에 집중할 필요는 없다. 대신 고객이나 임직원이 요구하는 이슈에 집중해 조직운영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의 바람직한 CSR 추진 방법이다.
더스쿠프| 유명훈 코리아CSR컨설팅그룹 대표 ceo@koreacs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