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춤추는 ‘비즈니스 장터’ 만들라

공유경제 사업 모델

2014-11-28     김윤경 핫트렌드 2015 연구위원

‘단기 대여, 장기 공유, 아이디어 협력’. 공유경제의 세가지 핵심 개념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가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핫 플레이스 매장과 사업자를 연결하는 ‘스토어 프런트’, 지역 주민ㆍ예술가ㆍ사업가가 모여 만든 장터 ‘영등포 달시장’, 지혜와 경험을 공유하는 ‘위즈돔’ 등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공유경제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Case1 | 미국 스토어 프론트
‘노는 공간’ 활용해 새 수익 창출

부동산 시장에서 유휴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단기임대 수요’라는 새로운 개념이 부상하고 있다. 높은 임대료와 비싼 광고비를 감당할 수 없는 소규모 사업자가 팝업 스토어 형태로 기존 매장의 일부 공간을 단기 임대하는 방식이다. 2012년에 설립된 미국 ‘스토어 프런트’는 뉴욕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의 매장에서 짧은 기간 적은 비용으로 홍보하고자 하는 소규모 사업자와 추가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매장 주인을 연결하는 ‘매장 단기임대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요자의 상품브랜드와 목적에 맞도록 임대 공간을 선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컨설팅도 함께 제공한다. 최근에는 뉴욕주정부 광역교통기구와 협업해 뉴욕 지하철역의 유휴공간을 팝업부스용 매물로 내놓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높은 임대료와 장기 임대계약만 가능했던 핫 플레이스 매장의 유휴공간을 시간별목적별로 임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소규모 사업자와 소비자가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오프라인 접점을 만들어 줬다. 이로써 핫 플레이스 매장은 높은 임대료와 공실률의 부담을 덜게 됐다. 이런 단기임대 서비스는 옥상을 활용해 문화커뮤니티를 구축하거나 매장 창고를 부분 임대하는 등의 전략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타임스팟’ 서비스와도 연계될 수 있다.

Case2 | 영등포 달시장
주민ㆍ예술가ㆍ기업가, ‘공생의 묘수’

매달 마지막 금요일 지역주민, 예술가, 영등포의 사회적 기업가가 모여 비우고 나누는 마을 장터가 생겼다. 이름하여 ‘영등포 달시장’이다. 이 장터는 아트마켓문화공연벼룩시장문화예술 워크숍 등을 통해 아이, 어른, 예술가, 기업가가 함께 어울리며 즐기는 마을 축제다. 2011년에 시작된 영등포 달시장은 영등포구청이 주최하고, 하자센터가 주관한다. 영등포구 지역 주민사회적 기업가예술가청년 문화기획자 등 마을 사람들이 주인이 되는 커뮤니티 기반 네트워크의 장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는 얘기다.

영등포 달시장의 슬로건은 ‘한달에 한번, 달빛 아래 생겨나는 마을장터’. 솜씨나눔먹자체험 등 네개의 골목과 주제축제라는 두개의 마당으로 구성돼 있다. 솜씨 골목은 수공예 관련 예술가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장터워크숍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다. 나눔 골목에는 주민참여 벼룩시장, 사회적 경제 체험홍보 부스가 마련된다. 이런 장터 골목에선 단기대여장기공유아이디어 협력 등 공유경제의 세가지 사업모델이 시도되고 있다. 다양한 사업 아이템이 융합되는 공유장터를 통해 미래 공유경제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 것인지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Case3 | 호텔 얼랏먼트
지역민과 투숙객의 ‘아름다운 공생’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으로 비어 있는 유휴건물을 생산적으로 활용하기에 참고할 만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호텔을 공공재화로 활용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 사회적 시민농장 ‘호텔 얼랏먼트(Allotment)’가 그것이다. 미국 온라인 호텔 예약 사이트인 ‘타블렛 호텔’이 제시한 개념이다. 타블렛 호텔은 ‘함께 기르고 가르치고 먹고 나누자’라는 콘셉트를 실현하기 위해 시장레스토랑옥상 도시 농장음식 관광 등 4가지 시민농장 역할을 제시했다.

시장의 역할은 뉴욕시에서 만들어진 로컬 푸드를 호텔에 제공하는 것이다. 직거래 로컬 푸드가 통째로 호텔 안으로 들어와 관광객이나 투숙객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이 이곳에서 장을 볼 수 있다. 레스토랑의 역할은 ‘오픈 키친’을 통해 체험을 시켜주는 거다. 호텔 투숙객은 호텔에서 제공받은 신선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공유하며 색다른 체험이 가능하다. 옥상 도시 농장은 주민과 손님이 직접 식물을 키우고, 관련 교육을 받는다.

여기서 재배되는 식재료는 주민과 함께 공유한다. 음식 관광은 호텔 인근 지역의 우수한 식당과 유기농 시장을 연계해 진행한다. 다시 말해 호텔 얼랏먼트는 투숙객이 잠깐 머물다가 떠나는 기존 호텔에선 찾아볼 수 없는 공유형 호텔 모델이다. 살아있는 체험과 참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호텔 얼랏먼트는 전 세계 호텔 건축설계사와 디자이너 등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 ‘다시 생각하는 호텔(Rethink Hotels)’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아이디어로 아직 구현된 것은 아니다. 협업지속가능성환경에 대한 좋은 해결방식과 가치지향적인 대안을 담고 있다는 측면에서 공유경제가 확산되는 시점과 맞물려 현실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Case4 | 위즈돔
돈으로 살 수 없는 지혜, 얽히고설키다

기술의 발달과 글로벌화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 이런 환경 변화에 살아남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경험과 조언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개개인에겐 새로운 경험 또는 막막한 도전이지만 누군가는 과정과 시행착오를 거쳐 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과 조언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 된다.

2012년 3월 창립된 지혜와 이야기 공유 사이트인 ‘위즈돔’은 경험을 나누는 사람과 경험을 찾는 사람을 연결하는 경험 공유 사업모델의 대표적인 사례다. 위즈돔은 살아 있는 경험과 지혜로 가득 찬 국내 최대 규모의 ‘사람 도서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만날 수 있도록’ 사람을 연결관리하는 ‘휴먼 라이브러리’와 모임 ‘인터넷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사회적 자산 공유 플랫폼으로 모임의 규모는 강연보다 적고, 1대1 상담보다는 많은 소규모 모임을 지향한다. 경험을 가진 사람과의 만남을 신청하면 참가비용은 5000~5만원에서 책정된다.
김윤경 핫트렌드 2015 연구위원 webmaster@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