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혜성에서 지구의 향기가…
탐사로봇 필래의 발견
인류 사상 처음으로 혜성 표면에 착륙한 탐사로봇 필래(Philae)가 혜성의 대기에서 탄소 성분이 함유된 유기분자(organic mole cule)를 발견했다.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독일항공우주연구소(DLR)는 11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에 착륙한 필래가 대기에서 유기분자를 탐지했다”며 “유기분자들이 탄소 성분을 함유하고 있지만 단백질을 구성하는 착화합물을 포함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아 성분분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소 성분이 함유된 유기분자는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체를 구성하거나 기능을 담당한다. 모든 생명체는 유기분자로 구성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지구의 생명 탄생에 필요한 물과 유기분자가 혜성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학설이 검증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필래는 혜성 표면이 단단한 얼음층으로 둘러싸여 예상보다 훨씬 딱딱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DLR은 “해머의 힘을 점차 증가시켰는데도 표면 아래로 깊숙이 들어가지 못했다”며 “이는 예상했던 것보다 단단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필래가 25㎝ 깊이의 구멍을 뚫는데는 성공했지만 표면의 샘플을 채취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발사된 로제타호는 10년간 약 64억㎞를 비행해 혜성 67P 상공에 도착했다. 로제타호의 탐사로봇 필래는 12일 7시간에 걸친 하강 작업으로 67P에 착륙에 성공했다.
최범규 더스쿠프 인턴기자 cbg@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