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에서 느낀 디테일의 ‘힘’

[Reader's Letter]

2014-11-18     최범규 인턴기자

드라마가 경제주간지의 소재가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처럼 많은 성공 공식들이 모여 있을 줄은 몰랐다. 드라마 ‘미생’을 즐겨보는 시청자로서 기사를 재미있게 봤다. 사실 그동안 다른 많은 드라마를 보면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드라마 중간에 느닷없고,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이 툭툭 튀어나올 때마다 짜증이 밀려와서다.

더구나 그동안 비즈니스 드라마 속에 빠짐없이 등장해온 실장님과 본부장님은 모든 여자들이 백마 탄 왕자님을 꿈꾸도록 종용했다는 사실도 짜증을 더했다. 그런 와중에 ‘미생’을 접했다. 마치 사람들이 흔한 남들 이야기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완벽한 준비와 자잘한 디테일에서 시작된 거였다니 놀랍다. 바둑에서 따온 ‘미생’이란 제목도 드라마와 잘 어울린다. 이 드라마를 통해 어떤 아내들은 남편의 말 못할 고민을 이해할 것이고, 어떤 직장맘은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며 한번 더 안아주려 하지 않을까 싶다. 서로를 이해하도록 만드는 이 드라마, 정치인들도 꼭 봤으면 한다.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 최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