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새끼 잡으러 범굴 들어가다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출시 이유
2014-11-06 이호 기자
삼성전자가 샤오미를 앞세운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의 공세에 적극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지난 10월 30일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IT모바일(IM) 영업이익이 2분기 연속 하락했다”며 “업체간 차별화 축소로 프리미엄이 감소하고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급격한 시장 변화가 있었지만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중저가폰 시장이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등 글로벌 시장 환경이 급변했지만,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경쟁에 몰두하느라 프리미엄 시장에서 전력을 쏟아 부었다. 그사이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중저가 시장을 파고들었다. 최근엔 완성도까지 높은 스마트폰 제품을 속속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 1800만대를 판매, 5.6%의 점유율로 LG전자와 화웨이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화웨이도 1650만대를 판매해 5.1%를 점유하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화웨이는 LG전자의 점유율(5.2%)과 0.1%포인트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바짝 추격 중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점유율이 25% 밑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7920만대를 판매, 24.7%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35%보다 10%p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이 25%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결국 프리미엄 시장에 주력했던 삼성전자도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6㎜대 두께에 풀 메탈 디자인과 실용적 기능을 겸비한 스마트폰 ‘갤럭시 A5’와 ‘갤럭시 A3’를 11월부터 출시에 들어갔다.
갤럭시 A5와 갤럭시 A3는 각각 6.7㎜, 6.9㎜ 두께로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얇다. 또 젊은 감각의 화이트ㆍ블랙ㆍ실버ㆍ핑크ㆍ블루ㆍ골드 등 6가지 색상의 풀 메탈 바디 디자인을 갖췄다. 특히 갤럭시 스마트 기기 중 최초로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아울러 다양한 셀피 특화 기능을 제공해 젊은 소비자들이 더욱 선명한 화질로 개성을 표현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사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ITㆍ모바일(IM)부문 대표는 “갤럭시A 시리즈는 초슬림한 풀 메탈 바디 디자인과 실용적인 기능들이 결합된 제품”이라며 “갤럭시 스마트폰만의 차별화된 사용 경험을 젊은 층의 더욱 많은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중국을 최대 사업처로 삼기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에만 벌써 세차례에 걸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그는 지난 7월 시진핑 주석이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삼성전시관에서 시 주석을 영접했고, 8월 난징南京유스올림픽 개막식 행사에서도 시진핑 주석과 만난 바 있다. 또 10월 29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보아오포럼 이사장인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총리를 비롯한 보아오포럼 이사진 11명이 시 주석을 면담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