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초체력 2009년보다 ‘악화’

위험기업 비중 16.5%→30.2%

2014-11-03     박용선 기자

국내 기업들의 기초체력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악화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0월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수익성이 30% 악화되고, 금리가 2%포인트 상승하면 위험기업의 비중이 16.5%에서 30.2%로 13.7%포인트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을 계기로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됐던 지난 2009년(13.5% →24.3%)에 비해서도 훨씬 더 높다. 리먼 사태때보다 한계기업의 비중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위험 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할 부채가 같은 기간 돌려받을 채권보다도 많은 기업을 말한다. 위험기업이 보유한 부채를 뜻하는 위험부채 비중도 2009년엔 7.9%포인트 상승한 반면 지난해엔 8.7%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금리인상 등으로 한계상황으로 내몰리는 위험기업의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늘어나는 이유는 ‘기업 수익성의 양극화’에 있다. 영업이익 상위 30대 기업의 점유비중은 지난해 51.7%로 2009년에 비해 11.1%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조사대상 기업의) 매출액 비중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영업이익 비중이 크게 바뀐 것은 수익창출 능력이 떨어졌지만 저금리 등에 힘입어 연명하는 기업들이 과거에 비해 늘어났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