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가 사라졌다?!
크랭크 인 | 나를 찾아줘
2014-10-29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영화 ‘나를 찾아줘’는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 소설은 여류 소설가 ‘길리언 플린’의 작품이다. 길리언 플린은 섬세한 심리묘사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전개로 스릴러 장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작가다. 이런 그녀가 영화의 각본과 각색을 맡으면서 영화의 완성도를 더했다. 원작소설을 영화화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해 온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신작인 ‘나를 찾아줘’는 기존의 스릴러 영화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독특한 이야기 전개구조다. 닉의 시간과 에이미의 시간이 병렬 구조로 진행되다가 러닝타임 중간에 극적으로 시간이 교차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살인 용의자로 몰리는 닉의 현재와 연애시절부터 쓴 일기를 통해 보이는 에이미의 과거는 드라마틱한 구조의 진수다. 둘째, 현대사회의 부부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스릴러이지만 주인공 부부의 로맨틱한 장면을 앞세워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겉보기에는 행복한 부부지만 보이지 않는 균열이 조금씩 생기고 있었다는 사실이 아내의 실종으로 드러나면서 부부의 치부가 공개된다.
‘나를 찾아줘’는 대중에 공개되자마자 뛰어난 완성도와 배우들이 선보인 절정의 연기로 극찬을 받고 있다. 이는 감독이 원작 소설과 가장 가까운 인물로 캐스팅을 했기 때문이다. 남편인 닉을 맡은 배우는 ‘벤 애플렉’이다. 데이빗 핀처는 “대중에 휘둘리면서도 미디어에 노출된 자신을 즐기기 시작하는 이중적이면서도 밉지 않는 미묘함을 이해하는 배우가 필요했다”는 말로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에이미의 포스터 앞에서 웃는 그의 모습에서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의 모습과 함께 덜 떨어져 보이는 이중적인 이미지가 벤 애플렉 연기의 ‘백미’라는 후문이다.
‘나를 찾아줘’의 프로덕션 디자인을 맡은 도널드 그레이엄 바트는 시나리오에 묘사된 공간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미주리 강에 인접한 ‘케이프 지라도(Cape Girardeau)’란 도시를 찾아냈다. 그는 행복해 보이지만 균열이 나고 있는 부부관계를 표현하면서 주위와 소통하지 않는 요새 같은 집을 제작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완벽하고 행복해 보이는 부부의 겉모습에선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균열은 ‘가장 가까운 사람을 온전히 믿을 수 있는가’란 질문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줄거리는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스릴러의 묘미를 느끼게 할 것이다.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guhs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