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잘 때 몸을 뒤척이는 까닭

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2014-09-26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몸이 아픈 사람들도 움직일 것을 권유받는 세상이다. 편하게 누워서 몸상태가 좋아지길 기다리는 것은 스스로 죽음을 재촉하는 것과 같다. 움직이지 않고 몸을 가만히 보호하는 쪽에서 활동하는 쪽으로 질병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정형외과 관련 우스갯소리가 기억이 난다. 외과 수술 후 의사의 권고대로 안정을 취한 환자보다는 자기 멋대로 마구 돌아다닌, 일명 ‘나이롱 환자’가 더 빨리 퇴원을 한다는 얘기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병석이 모자라 일찍 퇴원한 환자들이 병원에 남아 있던 전우들보다 더 빨리 건강을 되찾았다는 말도 있다. 신체 활동이 환자의 증세를 호전시키고 잃어버린 기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운동 효과는 막강하다. 암을 견딜 수 있게 해주고, 수명도 연장시킨다. 병원에 장기간 입원해 있던 필자의 지인은 이런 얘기를 했다. “몸이 아픈 것은 둘째치고 팔뚝에 꽂혀 있는 링거주사 때문에 죽을 지경”이라는 것이다. 의사나 간호사들의 지침에 따라 활동에 제한을 받는 병상의 애로를 표현한 말이다.

요추 통증으로 약국을 찾은 40대 여성이 있다. 진통제 몇알을 사먹고 집에 누워 있으니 아픈 곳이 사라졌다. 이 여성이 느꼈던 통증은 근본적 치료가 된 것일까. 아무도 그렇게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아픈 사람이 몸을 움직이긴 어렵기 때문에 침대에 누워 안정을 취하는 게 맞다. 그러나 통증을 느낄 때 몸을 아끼면 어떻게 될까. 움직이지 않으므로 처음에는 통증이 다소 가라앉지만 장기적으로는 기능 조절에 이상이 생겨 통증은 더 악화된다. 이렇게 되면 몸을 아껴서 병이 되고 병이 생기면 몸을 아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인간은 태고적부터 동물을 잡거나 잠잘 곳을 마련하기 위해 엄청난 근육활동을 해야 했다. 잠잘 때조차 혈액순환을 위해 몸을 움직여야 한다. 수면 중 무의식적으로 몸을 뒤척이는 행위는 밤새 눌리고 뭉치는 근육을 풀어 원활한 혈행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인간의 몸은 구조적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다. 숨을 쉬기 위해 공기가 필요하듯 인간의 근육에는 절대적으로 운동이 필요하다. 움직일 수 있다면 최대한 움직여야 한다.

인체의 표면쪽에 자리 잡은 긴 근육은 일반적으로 운동을 관장한다. 긴 근육과 더불어 인체의 깊숙한 곳, 다시 말해 관절 근처에 횡으로 자리잡은 짧은 근육은 적극적으로 관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시스템에 의해 근육은 관절을 지탱하고 갑작스러운 동작이나 과부하 시에 해당 부위의 관절을 보호하게 된다. 결국 요통을 호소한 여성의 경우 튼튼한  관절보호 시스템을 지니고 있다면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요통뿐만이 아니라 40대 이후에 빈번한 허리나 관절 부위의 통증은 튼튼한 복부나 등 근육을 유지함으로써 80% 이상 방지할 수 있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