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 법원으로…” 소환장 받은 황태자

금호종금 부실대출사건과 박세창 부사장

2014-09-19     박용선 기자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금호종금 부실대출’ 사건 검찰 수사선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박 부사장의 이름이 다시 언급되고 있다. 검찰이 아닌 피고인 측에서 박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사건에서 쏙 빠졌던 박 부사장이 다시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지난 8월 중순 법원으로부터 증인소환장을 받았다. 9월 22일 열리는 ‘금호종금(현 우리종금) 부실대출’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하라는 것이었다. 금호종금 전 직원인 피고인 A씨 측 변호인이 박 부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장(서울남부지법 제12형사부 박종택 부장판사)이 받아들였다. A씨는 금호종금 대표, 상사 1명과 함께 골프장 건설업체 H사에 280억원을 부실대출 해줬다가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박 부사장도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검찰의 초기 수사선 상에 올랐었다. 박 부사장은 금호종금이 H사에 2008년 4월 28일 170억원, 8월 8일 60억원, 9월 12일 40억원 세차례에 걸쳐 총 270억원을 대출하는 데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박 부사장과 H사 회장의 아들 J씨는 가까운 친구 관계. 당시 박 부사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이사였고, J씨는 H사의 등기이사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친구가 맞다”며 “박세창 부사장이 J씨를 금호종금에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개’와 ‘알선’은 다르다는 게 금호아시아나의 입장이다. 박 부사장이 대출을 직접적으로 지시하지 않았고, 그럴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룹 총수인 박삼구 회장 아들의 ‘소개’가 단순한 소개 수준일지는 의문이다.

박 부사장과 J씨 사이에는 ‘수상한 돈거래’도 있었다. 금호종금이 호원에 1차 대출(170억원)을 한 2008년 4월 28일 박 부사장은 J씨에게 3억2000만원을 받았다. ‘대가성 거래’가 의심되는 부분이다. 그룹이 지배하는 금융계열사가 대출을 했고, 그중 일부를 돌려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H사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J씨가 친구인 박 부사장에게 운영자금으로 3억2000만원을 빌렸고 이를 갚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금호종금에서 H사로 대출이 이뤄진 후 박세창 부사장과 J씨의 돈거래를 확인했을 때 ‘확실한 증거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박 부사장을 수사했다”며 “하지만 기존 채무 관계를 정리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박 부사장을 수사선 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J씨가 박 부사장에게 3억원가량을 빌릴 만큼 H사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대출금이 덥석 나왔다는 것이다. 그 결과 금호종금 대표와 A씨를 포함한 직원 2명은 부실대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박 부사장은 친구인 J씨를 단순히 소개했을 뿐 책임이 없다며 이 사건에서 이름이 쏙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박 부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부실대출 사건과 멀어져 가던 박 부사장이 재판과정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검찰이 아닌 금호종금 측에 있던 인물인 A씨가 박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보통 죄가 있든 없든 오너를 거론하지 않는다. 나중에 무엇인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오너를 지켜주고, 감옥에 가면 월급이 두배로 뛴다는 말도 있다. 익명을 원한 한 변호사는 “처음에는 조용했던 피고인 A씨가 오너 아들인 박세창 부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하며 물고늘어지고 있는 모습이다”며 “A씨와 박세창 부사장(금호아시나그룹)의 관계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9월 17일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고, 9월 22일 열리는 재판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