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의 서늘한 여운이 문제다

크랭크 인 | 타짜2 : 신의 손

2014-09-22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8년 전 추석 시즌에 화려하게 막을 올렸던 ‘타짜’는 수많은 관객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올 추석 ‘타짜2: 신의 손’이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1편의 주인공인 ‘고니’의 조카 ‘함대길’은 삼촌을 닮아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손재주와 승부욕을 뽐냈다. 삼촌처럼 고향을 떠나 서울 강남의 ‘하우스’에서 ‘타짜’로 데뷔한 그는 한순간에 모든 걸 잃는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과거 삼촌의 파트너였던 ‘고광렬’을 만난다. 그와 함께 전국의 화투판을 유랑하던 대길은 악랄한 사채업자 ‘장동식’에서부터 전설의 타자 ‘아귀’까지 ‘타짜’들과 목숨이 오가는 승부를 벌이게 되는데….

‘타짜’의 원작은 만화다.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허영만 화백의 대표작으로 1999년부터 4년간 ‘스포츠조선’에 연재된 4부작 시리즈 작품이다. ‘타짜’는 우리 주변의 친숙한 소재를 비범한 스토리로 확장하며 수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 작품은 1부 지리산 작두, 2부 신의 손, 3부 원 아이드 잭, 4부 벨제붑의 노래로 구성돼 화투부터 포커까지 다양한 종목의 도박에 삶의 희망을 건 타짜들의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그려내 많은 사랑을 받았다.

1부 ‘지리산 작두’는 ‘범죄의 재구성’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이 연출을 맡아 2006년 ‘타짜’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당시 684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추석 극장가에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2014년 ‘고니’의 조카인 ‘대길’을 주인공으로 한 2부 ‘신의 손’은 ‘과속스캔들’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연출했다. 강 감독은 “데뷔 이전부터 최동훈 감독의 ‘타짜’를 굉장히 좋아해 이 시리즈의 속편을 찍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원작 시리즈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또 다른 매력의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8년만에 귀환한 전설의 타짜 ‘아귀’와 노름판 터진 입 ‘고광렬’을 볼 수 있는 반가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을 통해 ‘타짜: 신의 손’만의 색깔이 담긴 버라이어티한 재미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8년만에 전설의 타짜 ‘아귀’역으로 관객에게 찾아온 김윤석은 “강형철 감독과 함께 작품을 해 보고 싶다고 늘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드디어 만나게 됐다”며 “리더로서의 자질이 굉장히 뛰어나고 자신이 원하는 장면을 비범하게 만들어내는 탁월한 감독”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변호인’ 등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줘 이제 그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을 느끼게 하는 배우 곽도원이 ‘장동식’역을 맡았다. ‘답십리 똥식이’로 불리는 장동식은 피도 눈물도 없고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악행을 서슴지 않고 행하는 악역이다.

곽도원은 흔들림 없는 서늘한 눈빛과 말투, 완벽한 연기를 통해 그가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강렬한 악당을 선보였다. 다시 만나는 ‘타짜: 신의 손’은 러닝타임 내내 다양한 장르적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오랜만에 성인 관객을 위한 재미있는 오락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강 감독의 말처럼 추석을 대표하는 오락영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guhs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