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보다 잽싸게 변화보다 날래게

효과적인 투자행동수칙

2014-09-12     이성환 한화투자증권 올림픽지점 PB

올초 붐을 일으켰던 롱쇼트펀드의 기세는 예상대로 한풀 꺾였다. 이유는 한가지다. 유행에 휩쓸린 투자자들이 이 상품에만 투자했기 때문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과도하게 인기를 끄는 상품에 투자해선 성공할 확률이 높지 않다. 시장보다 먼저 움직이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14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25%로 인하했다. 거의 1년 반 만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건 경기부양 정책의 일환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금리를 인하해야 경기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 것 같다. 실제로 금리인하 후 증권주나 고배당주 일부에서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리인하 이슈는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미 시장엔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돼 있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도 8월 14일 2065포인트(시작가), 8월 26일 2068포인트(종가)로 큰 변동이 없었다.

문제는 일반투자자들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은행예금 금리인하 이슈다. 올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상 물가상승률은 1.9%다. 대다수의 은행정기예금 금리가 2%대 초반까지 내려온 걸 감안하면 이자소득세를 제외한 세후 실질금리는 제로에 가깝다. 당연히 투자자들의 눈은 금융투자상품 쪽으로 쏠릴 것이다. 중요한 건 이런 때일수록 분위기 혹은 유행에 휩쓸려 투자하면 안 된다는 거다.

연초에 붐을 일으킨 롱쇼트펀드를 예로 들어보자. 필자는 지난 3월 더스쿠프(통권 83호)에 ‘믿는 롱쇼트펀드에 발등 찍힐라’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한 적이 있다. 당시 글의 요지는 “국내 롱쇼트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자칫하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거였다. 그 이후로도 많은 롱쇼트펀드가 출시됐다. 하지만 현재(8월 1일 FN가이드 기준)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톱10’에 롱쇼트펀드는 단 한개도 없다. 오히려 인덱스주식섹터형 펀드가 지수상승에 힘입어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롱쇼트펀드 주식형과 주식혼합형은 연초 후 평균 1.21%의 수익을 기록했을 뿐이다. 은행이자보다도 낫다. 정리하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처럼 과도할 정도로 붐을 이룬 상품에 투자해서는 성공할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는 거다. 시장보다 먼저 움직여야 하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말이다. 유행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몇가지 팁이 있다면 젊은 직장인의 경우 소득공제장기펀드나 재형저축펀드로 적립식 장기투자를 하라는 거다. 저축과 절세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 금융소득이 많은 투자자의 경우에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등에 투자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에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은행에서 정기예금 등 보수적인 투자경험만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원금보존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나 파생결합사채(DLB) 등을 생각해 볼 만하다. 대다수의 원금보존형 상품의 목표수익률이 낮은 건 사실이지만 원금 손실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작다. 약정 조건에 따라 추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쏟아지는 투자정보의 홍수 속에서 소신을 갖고 투자하기란 어렵다.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투자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유행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에게 걸맞은 투자법을 찾는 것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이성환 한화투자증권 올림픽지점 PB sunghwan.lee@hanwh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