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국도, 동해안 ‘비경의 길’

국도 따라 양양에서 고성까지

2014-07-21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우리나라 7번 국도는 해안선을 따라 푸른 동해안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과 명소를 들러 볼 수 있어 오랫동안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로 손꼽혀왔다. 여름 주말 딱히 여행지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7번 국도를 따라 양양부터 고성까지 떠나보는 건 어떨까. 양양의 하조대와 낙산사, 속초의 동명항ㆍ대포항ㆍ청초호ㆍ영랑호ㆍ영금정, 고성의 청간정ㆍ송지호ㆍ왕곡마을ㆍ화진포ㆍ통일전망대가 이 코스에 다 들어있다.

먼저 현남IC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양양으로 나오면 바다와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룬 암석해안 하조대에 닿는다. 조선의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이 고려 말엽 관직을 떠나 은거했던 곳으로 두 사람의 이름을 따 하조대라 불렀다. 물은 깊지 않고 경사가 완만해 가족단위로 여행하기 안성맞춤이다. 강원도의 베네치아로 불리는 남애항 방파제에서는 우람한 백두대간 능선과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어 사진작가들의 명소다. 속초로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낙산사는 관동팔경의 하나다. 동해를 향하고 있는 거대한 해수관음상까지 이어진 길, 관음굴, 의상대를 감싸듯 서 있는 소나무들은 낙산사에서만 볼 수 있는 진경이다.

양양 다음은 속초다. 설악산국립공원과 동해를 모두 품고 있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영금정이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힐 때마다 거문고 소리가 났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아기자기한 해변이 일품이다. 그 앞에 동명항이 있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회를 한 접시 해도 좋다. 영금정을 지나면 영랑호와 청초호가 나온다. 청초호는 속초시 한가운데 넓게 펼쳐진 자연호수다. 이 호수 주변으로 시가지가 형성돼 있어 산책코스로 좋다. 청초호 해상공원의 정자에선 설악산과 동해, 엑스포 공원, 속초 시내를 두루 볼 수 있다. 신라화랑 영랑의 전설을 품은 영랑호 역시 주변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다.

속초에서 고성으로 진입하다보면 청간정이 보인다. 관동팔경 중 최고로 손꼽히는 이곳은 설악산에서 내려오는 청간천과 동해가 만나는 작은 구릉 위에 위치해 있다. 동해안의 풍경이 일품이라 예로부터 많은 시인과 묵객의 심금을 울렸다. 조금 더 가면 송지호가 나온다. 수심 5미터의 자연호수다. 여름에는 송림이 무성하고, 겨울에는 바닷물이 섞여 얼지 않는다. 때문에 철새들이 사계절 서식한다.

주변에는 왕곡마을(중요민속자료 235호)이 있다. 아름다운 전경에 매료돼 꼭 한번 들러본다는 이 마을은 한국전쟁도 비껴갔다. 19세기 전후에 지은 북방식 전통가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서 소박하고 고즈넉한 한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현재 고성군청이 구입한 8채의 기와집에서 고택 숙박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행사는 11월까지이며, 매주 토요일 숙박객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조금 더 가면 화진포가 나온다. 해수욕장은 물론 이승만 별장과 김일성 별장, 해양박물관 등도 관람할 수 있다. 한반도 최북단 항구인 대진항을 지나 통일전망대에 이르면 아름다운 7번 국도의 여정이 마무리된다.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왕곡마을까지 3시간30분~5시간가량 소요된다.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guhs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