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천국, 패션을 입다

유통 9단 김영호의 Money Trend

2014-04-08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중국은 담배공화국이자 흡연자의 천국이다. 이런 중국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금연법 제정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일환 중 하나다. 여기에 자본주의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 돈 맛을 알기 시작하면서 뷰티,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전 세계 담배의 42%는 중국에서 생산된다. 그만큼 흡연자도 많다. 매년 약 120만명의 중국인이 담배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금연정책이 실시되고 있지만 뿌리 깊은 흡연문화로 실효성은 희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몇 년 전 대학 후배 초청으로 중국 상하이上海를 간 기억이 있다. 당시 후배와 저녁을 먹은 식당은 규모가 컸다. 중국에서 흔히 그렇듯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이들이 힘겨워할 정도였다. 간접흡연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나니 음식을 코로 먹었는지 입으로 들이켰는지 몰랐다. 중국은 온 국민이 담배를 아무데서나 핀다. 그것도 엄청 피운다. 그야말로 담배공화국이자 흡연자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다.

담배공화국의 변신 성공할까

그런 중국이 변신 중이다. 2010년 엑스포를 개최한 상하이는 그해 금연법을 제정, 학교ㆍ병원ㆍ체육시설ㆍ대중교통에서 흡연을 금지했다. 금연구역에서 흡연할 경우 경고를 받고 이후에는 50~200위안(약 8500~3만4000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베이징北京은 2008년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주요 공공시설의 실내 흡연을 금지했다. 이를 어길 시에는 최고 5000위안(약 85만원)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흡연이 워낙 일반화된 사회문화 현상이다 보니 담배를 멀리하는 금연문화가 확산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중국의 또 다른 변화는 자본주의 인식이다. 20대 중국 여성 대부분의 소망은 ‘큰돈을 버는 것’이다. 그들의 머릿속에 자본주의가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다. 상하이에서 후배의 여비서, 그리고 그녀의 여자친구와 만나 식사를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서로 국가의 스타에 대해 떠들고, 분위기가 무르익어 필자가 물었다. “나중에 무엇을 할 것인지,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 둘 다 똑같이 대답했다. “make big money.” 그러다 보니 젊은 여성들은 뷰티에 신경을 많이 쓴다. 노래 잘하고 예쁘면 미인대회를 통해 신분이 확 바뀔 수가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시골에 묻혀 있기보다는 중도시나 대도시로 움직이다. 혼자 혹은 여럿이 방을 얻어 살면서 자신도 도시인이 되려고 한다. 이 점은 우리나라 1970년대와 비슷하다. 그래서 아직도 상하이 기차역에 가면 보따리 하나 머리에 이고 배회하는 여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난징루南京路(인민광장) 지하상가를 가니 20대 여성만을 위한 지하상사 쇼핑몰이 있다. 쇼핑객의 99%가 20대 여성이다. 수많은 점포가 6.6~9.9㎡(2~3평) 공간에서 장사를 한다. 상점의 주인들도 20대가 대부분이다. 상점들이 주로 파는 물건은 액세서리, 패션의류, 패션 잡화류 같은 패션상품이다. 재미난 쇼핑몰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동대문 두타, 밀리오레 같은 패션상품만을 파는 곳이 단층으로 만들어졌다고 보면 된다.

돈 맛 알아가는 왕서방

중국은 체면 중시형 사회다. 여기에 대륙 기질까지 갖고 있어 쓸 때는 팍팍 쓴다. 우리 같으면 할인되는 카드를 마구 찾을 텐데, 그들은 정상가를 다 주고 산다. 마치 그래야 되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짝퉁의 나라’로도 유명하다. 인기 있는 상품은 하루면 바로 시장에 나온다. 그들의 모방전략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런 중국인이 돈 맛을 알기 시작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기를 장래희망으로 갖고 있다. 자신들 선조처럼 농사만 짓고 살기는 싫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도시가 상하이다. 상하이는 과거, 현재, 미래가 있는 도시다. 빈자, 중산층, 거부가 병존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상하이의 매력이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