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 공격투자 먹구름 걷어내다

태양광 성장세에 한화 ‘방긋’

2014-03-28     김정덕 기자

태양광 산업을 덮고 있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 미국ㆍ중국ㆍ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태양광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세계 태양광 설치량 증가율은 최대 40%에 달한다. 태양광 산업에 투자를 멈추지 않은 한화그룹에 긍정적이다. 한화그룹은 지금 ‘토털 태양광 기업’을 꿈꾼다.

‘13%’. 세계 태양광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다. ‘20~40%’. 한국수출입은행이 전망한 올해 세계 태양광 시장의 설치량 증가율(2013년 33.9GW)이다. 구름에 가리는 듯하던 태양광 산업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덩달아 태양광 부품가격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2년 9월 20달러 밑으로 떨어진 후 1년 이상 하락세를 탔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2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셀과 모듈가격도 2012년 말 바닥을 찍은 뒤 지난해부터 소폭 반등해 최근에는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은 태양광 산업 침체기에도 투자를 꾸준히 늘려온 한화그룹에 긍정적이다. 한화는 2012년 4월 파산을 신청한 독일의 큐셀을 그해 10월 인수해 ‘한화큐셀’로 재탄생시켰다. 이 회사는 출범 1년 만인 2013년 9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엔 말레이시아 사이버자야에 위치한 공장에 200㎿ 규모의 셀 생산라인을 증설해 원가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을 한단계 끌어 올렸다. 한화큐셀은 독일에 200㎿, 말레이시아에 900㎿의 셀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생산공장증설이 완료돼 2014년 하반기 본격 가동되면 한화큐셀의 셀 생산능력은 총 1.3GW에 이른다. 한화솔라원의 중국 공장(1.3GW) 셀 생산능력을 합치면 연간 2.6GW 규모로 세계 3위 수준이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한화솔라원은 실적발표회에서 태양광 셀과 모듈 생산설비를 앞으로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재의 연간 셀 생산규모를 향후 2GW까지 늘린다는 거다. 최근 일본ㆍ중국을 중심으로 셀과 모듈 수요가 살아나고 있어서다.

더구나 한화그룹은 폴리실리콘(한화케미칼)-잉곳ㆍ웨이퍼(한화솔라원)-셀ㆍ모듈(한화큐셀ㆍ한화솔라원)-발전시스템(한화큐셀ㆍ한화솔라원)까지 태양광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여기에 한화큐셀의 검증된 태양광 종합설계시공(EPC) 노하우를 접목해 태양광 발전 관련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태양광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의 꾸준한 태양광 프로젝트는 알찬 결실을 맺고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12월 하와이 오아후섬에서 5㎿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칼렐루아 재생에너지 파크(Kalaeloa Renewable Energy Park)를 준공했다.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24㎿ 규모의 추가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하와이가 높은 전력가격 탓에 미국에서도 태양광 발전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화큐셀은 또 멕시코의 대표적인 유통체인업체 소리아나가 올해 말까지 멕시코 120개 지역에 설치하려는 총 31㎿의 루프탑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전력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한화큐셀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5㎿의 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건설하고 있다. 42.5㎿ 규모의 캐나다 온타리오주(3개 지역) 태양광 발전소 건설사업도 수주해 공사를 진행중이다. 한화솔라원은 지난해 12월 중국의 ZTT사가 난퉁南通과 장쑤성江蘇省에 건설하려는 150㎿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에 모듈을 공급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그룹은 이런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태양광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두드릴 방침이다. 한화큐셀은 유럽과 일본에선 루프탑(건물 지붕에 설치하는 태양광 설비) 시장, 미국을 비롯한 태국ㆍ칠레ㆍ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선 유틸리티(공익사업) 시장을 공략하는 ‘이원화 전략’으로 태양광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유럽ㆍ일본의 루프탑 시장 석권, 전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고 신뢰성 있는 발전 솔루션 제공, 경쟁력 있는 가격에 프리미엄 품질의 선도 제품과 솔루션 제공 등 3가지 방향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펼쳐나간다는 전략이다.

최근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제약 자회사 ‘드림파마’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매각 검토가 한화솔라원의 셀 생산설비 투자발표 시점과 맞물리면서 일부에선 이번 매각 검토가 그룹 차원에서 한화케미칼의 역량을 태양광에 집중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한화그룹 관계자는 “아직 완전히 매각을 결정한 건 아니기 때문에 매각대금을 태양광 사업에 투자할 것인지를 운운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드림파마는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한화케미칼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자동적으로 자회사인 한화큐셀의 태양광 사업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는 건 당연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