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화신’ 히어로 되다

크랭크 인 |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

2014-02-20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인간세계를 두고 200년간 계속된 ‘가고일(선)’과 ‘데몬(악)’의 전쟁. 인간이 창조한 ‘아담(프랑켄슈타인)’을 통해 영생을 얻고 인간세계를 파괴하려는 데몬의 무차별한 공격은 더욱 거세진다. 아담은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데몬에게 반격을 가하며 그들을 하나씩 처단한다. 더욱 치열해진 전쟁. 인간세계를 지키려는 가고일은 아담과 함께 데몬 군단을 없애려 하지만 아담의 비밀이 담긴 연구일지가 데몬의 손에 넘어가면서 더 큰 위기가 닥치게 된다. 이를 막으려는 아담은 홀로 데몬 군단의 근거지로 침입하고, 최후의 결전을 치르던 중 자신의 거대한 비밀과 강력한 힘을 깨닫게 되는데….

우리에게 아주 잘 알려진 프랑켄슈타인은 악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악의 편이 아닌 선의 편에 선다. 1818년 영국의 천재작가 매리 셸리가 쓴 원작 소설은 연극ㆍ영화ㆍ만화 등으로 만들어져 전세계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다. 원작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은 과학기술을 이용해 시체와 시체를 붙여 생명체를 만든다. 그러나 그 모습이 너무 괴기스러워 사람들이 외면하자 그 생물체는 세상을 증오하며 자신을 만든 프랑켄슈타인을 죽이고 어디론가 숨어 버린다….”

영화는 이런 원작과는 다르게 각색해 새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히어로물은 초능력을 갖거나 특수장치가 된 옷이나 자동차 등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는 이야기들이다.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은 새로운 영웅 ‘프랑켄슈타인’이 탄생하는 신화적 서사를 가진 히어로 무비라는 점에서 신선한 재미를 준다. 새 히어로의 탄생을 위해 할리우드 최고 제작진이 한자리에 뭉쳤다. ‘더 울버린’ ‘매트릭스’ 등으로 감각적인 영상을 선보였던 촬영 감독 로스 에머리와 ‘트랜스포머3’ ‘엑스맨:퍼스트 클래스’ 등을 통해 비주얼 혁명을 보여줬던 CGI팀까지 합류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다크 나이트’ ‘캐리비안의 해적’ ‘반지의 제왕’에서 영화 팬들을 사로잡은 배우 애런 에크하트, 빌 나이, 미란다 오토와 미국 드라마 ‘덱스터’를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이본느 스트라홉스키까지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배우들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은 마치 MTV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스타일리시한 영상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거대한 화염에 휩싸인 채 전투를 벌이는 프랑켄슈타인의 모습, 가고일과 데몬 군단이 공중에서 펼치는 초대형 전투 장면, 데몬 군단과 프랑켄슈타인 간의 화려한 추격전 등 액션 장면들은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기존 히어로와 달리 프랑켄슈타인은 섬뜩한 존재였다. 하지만 2014년 영화 속에서 재탄생한 프랑켄슈타인은 인류를 위해 묵묵하게 싸우는 ‘선한 존재’로 그려진다. 악인 중 악인이던 프랑켄슈타인이 인류를 위협하는 또 다른 악인과 싸우는 장면은 ‘선’과 ‘악’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특히 초능력과 특수장비가 아닌 튼튼한 팔과 다리로 상대를 제압하는 프랑켄슈타인의 모습은 기존 히어로와 다르다.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guhs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