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휴식이 더 좋은 결과를 …
이병진의 생각하는 골프
우리에게는 말馬처럼 ‘빨리 빨리’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쉼 없는 질주 중에도 잠시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다. ‘순간의 휴식’이 더 좋은 결과를 유도할 수 있어서다. 특히 골프를 즐기는 화이트칼라에게 더욱 그렇다.
갑오년 새해다. 인간에게 예부터 새해엔 언제나 희망이 있어왔다. 새로운 시작이란 자기 체면이다. 마음을 새롭게 하고 각오도 새롭게 다진다. 화이트칼라나 사업가의 새해 희망 가운데 공통점이라면 “올해는 비즈니스가 잘 됐으면…”일 것이다.
The Scoop 애독자들의 올해 비즈니스가 천리마처럼 지치지 않는 힘찬 질주의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비즈니스 성공의 필수요건 가운데 하나인 골프도 빨리 달려 싱글 핸디캐퍼에 도달했으면 좋겠다. ‘빨리 빨리’는 말馬에서 비유됐다. 대한민국의 고속 경제성장을 이끈 한국인 특징 가운데 하나다. 우리 국민이 기마민족의 후예라고 주장하는 역사학자가 많다. 중국 한나라 시대에 흉노, 선비, 고조선과 후의 고구려 등을 북방족으로 표현했는데, 모두가 말을 잘 타는 국가들이어서 기마족이라고 불렸다.
‘빨리 빨리’ 좋아하는 한국인
아무튼 우리에게는 말처럼 빨리 빨리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다. 달리고 또 달린다. 쉬지 않는다. 기다리지도 않는다. 기다림의 여유는 불안감만 더 생성되는 거추장스런 사치일 뿐이다. 무조건 최고 속력으로 달리다가 말이 지치면 지체없이 갈아탄다.
적어도 최근 수십년 동안 우리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을까. 새해는 더더욱 말의 해라니! 빠르다는 것은 남보다 앞서 나가는 것이어서 장점이 많다. 먼저 창안하고, 먼저 마케팅을 실현하는 것은 장사의 기본이다. ‘앞서가지 않으면 죽는다’는 사훈을 내건 기업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쉼 없이 달리는 말에게 순간의 휴식은 더 멀리 달릴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종착지점에 먼저 도달할 수도 있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처럼 힘과 체력이 승부를 가르지 않는다. 역도나 마라톤 챔피언이 골퍼로 성공한 예는 없다. 유연한 몸과 북한산을 오를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이면 누구나 골프 챔피언이 될 수 있다. 요즘 신세대 선수들에게는 거의 그러한 현상은 사라졌으나 대한민국 골프가 세계를 제패한 것은 지나치리만큼 순간의 휴식을 많이 가진 이유가 크다.
페어웨이에서, 그린에서의 샷 플레이 때 한국 선수들은 일단 공 앞에 섰다하면 한국에서는 “돗자리를 깔았다”거나, 미국 골프무대에서는 “발밑에서 잔디가 자란다”고 비꼴 정도로 지연플레이가 심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체력을 보강하기 위한 최대한의 휴식이 필요했던 까닭이다.
스윙에서도 빠른 백스윙은 나쁜 스윙 가운데 첫 번째로 꼽힌다. 빠른 백스윙일수록 골퍼의 전두엽에서는 임팩트 자세를 서두르도록 명령하게 된다. 임팩트 명령은 다운스윙이 시작될 때 해도 늦지 않을뿐더러 정확성도 좋고, 거리도 훨씬 더 나간다.
그린에 돗자리를 깔자
잘 달리고 있는 비즈니스인데 굳이 고삐를 풀고 쉴 필요는 없다. 뒤돌아보거나 멈추는 순간 추월당하는 게 우리네 세상이다. 하루하루가 피곤에 절어도 뛰고 또 뛰는 게 화이트칼라의 생활이다. 비즈니스 골프는 쉬자는 게 아니라 잠시 쉬면서 더 좋은 결과를 얻자는 것이요, 실제가 그러하다. 말의 해에 The Scoop 가족들이 골프에서 필요한 여유가 결코 거추장스런 것만은 아니란 것을 느끼게 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이병진 고문 12005@gmail.com